한인 자녀들 정체성 교육에 올인한 'NAKS' 오정선미 총회장
임기중 전국 본부 사무실 마련이 꿈, 회원 학교 확대에도 주력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19대 총회장에 취임한 오정선미 벅스카운티한국학교 교장을 만났다. 재미한국학교협은 지난 15일 버지니아 알링턴에서 시무식과 인수인계식을 가졌고 새 회장단을 발표했다.
“미 전역으로 강의를 많이 다니다 보니 기억하는 분들이 많았고 더 열심히 일해달라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총회장 당선 이유를 밝힌 오정선미 교장은 “선생님들의 열정과 사랑을 모으면 큰 힘이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NAKS가 기존에 해오던 일이 많아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듯싶다. 그래도 욕심을 부린다면 교사들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임기중에 마련하는 것이다.
전문성이란 미국사회에서 교육 전문가로 통하고, 또 한글을 가르치는 학교에 정교사로 채용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한국학교 교사가 단순히 봉사직이 아니라 특별한 일을 한다는 자존감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다행히 요즘은 한글 교육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특별히 미국사회가 보는 시각이 그렇다. 1997년 벅스카운티한국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 외국인 학생이 한 학기에 2, 3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20-30%를 헤아린다. 자라날 때 한국어를 잘 배우지 못했던 2세 부모들이 3세 자녀들을 한국학교에 보내는 경우도 많아졌다.
다만 한국어 교재가 많이 좋아졌음에도 아직도 미국 환경에 딱 부합되지 않는 수준을 개선하는 것이 숙제다.
오 총회장은 “문법 설명을 영어로 하는 등 21세기형 맞춤식 교재가 필요하다”며 “한국 정부에서 신경 써서 만들었지만 일선 교사들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필라 지역 한국학교들은 동중부협의회 소속이다. 지역 협의회가 14개가 있다. 동중부는 델라웨어, 펜실베니아, 남부뉴저지를 아우른다.
미 전역의 회원 한국학교는 현재 800여개. 동중부에는 30여개가 등재돼 있다. NAKS와는 분리된 미주한국학교협의회에 300여개의 한국학교를 합치면 미국 내에 1,100여개가 있는 셈이다.
과거에 비해 오히려 숫자가 줄어 안타깝다는 오정선미 총회장은 회원 한국학교가 되면 좋은 점으로 먼저 학술대회 등을 통해 얻는 많은 정보를 들었다.
“한번 학술대회에 참가하면 다시 오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하는 오정선미 총회장은 “서로에게 배우며 ‘나도 잘해야지’ 하고 저절로 도전의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재외동포재단이 맞춤형 프로그램 지원을 늘리는 등 회원 교회들이 실제적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길은 더 많아졌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를 주제로 역사문화캠프를 열겠다고 제안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벅스카운티한국학교의 경우 최우수상을 받아 상금 3,000달러를 받기도 했다.
오정선미 총회장은 “우리가 성공적으로 사용했던 교재, 소품, 도구들을 다른 학교들이 언제든 빌려 쓸 수 있으니 많이 이용해 달라”며 좋은 리소스를 저렴하게 서로 나누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주 한인 자녀들이 왜 한국어를 배워야 할까?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언어를 잃으면 얼을 잃는 것”이라는 주시경 선생의 말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학교를 힘들게 다니다가 졸업하면서 에세이를 쓸 때 펑펑 우는 아이들을 보는 감격은 말로 하기 어렵다.
주말 하루 네 시간의 수업을 위해 일주일에 20시간 이상을 투자하는 교사들의 헌신을 보면 더욱 감격스럽다.
오정선미 총회장은 한국학교 교사들을 ‘21세기 독립투사’라고 부른다.
내년 행사는 7월 18-20일 시애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를 비롯 그에 앞선 3월에는 SAT 모의고사가 있다.
임기 중에 워싱턴에 NAKS 본부 사무실이 오픈됐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19대 회장단의 공약이기도 하다. 장기계획위원회가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이라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정선미 총회장은 “자발적으로 자녀들에게 뿌리교육을 시키자고 생겨난 한국학교는 어느 민족에도 없는 단체”라며 “조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정체성을 키워주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